만약 아이에게 이른 시기부터 조기 영어 교육을 시키기로 마음먹었다면 많은 궁금증이 있겠지만, 처음 아이에게 영어 노출을 시작할 때 가지는 대표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무작정 노래 CD만 계속해서 재생해 주면 되는 것인가?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무작정 영어 노출에 좋다고 하는 노래 CD만 재생한다면?
사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아이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용되는 문장이나 단어에 노출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황 속에서 언어를 습득하게 되고 이런 상태에서 아이가 영어로 된 음악을 듣는다면 그 노래 속 가사는 단순히 음악을 뛰어넘어서 자신이 경험한 상황과 유의미하게 연결됩니다. 하지만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게 되는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는 모국어와 연결된 시각적인 자극을 많이 받게 되고, 청각적인 자극으로만 주어지는 익숙하지 않은 영어 단어, 문장으로 된 영어 동요의 경우 아이에게 유의미한 자극을 주기 어렵습니다. 만약 어른들이 영어 공부를 시작해야겟다고 마음먹고 하루 종일 TED나 CNN방송을 재생하면서 일을 하거나 설거지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영어 듣기에 노출한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단어와 문장이 나에게 유의미하게 다가올까요? 물론 이제 막 태어나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언어를 흡수하는 아이의 경우 단순한 청각자극만으로도 언어 습득을 하기에 성인보다는 훨씬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생활 속에서 직접 겪는 상황과 관련된 영어자극이 주어진다면 그 자극은 적은 시간이라고 할지라도 단순한 청각 자극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만약 가정에서 엄마나 아빠가 일하지 않고 하루 종일 영어 교육에 힘쓸 수 있다면 상황은 조금 다르겠지만 아이가 어린이집만 가기 시작해도 영어 노출 시간이 많이 부족해집니다.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서 지내다가 집에 와서 책 읽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 등을 빼면 아이에게 하루 2-3시간 정도 영어를 노출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라도 의미 있는 듣기 노출을 위해서는 영어 노래를 아이가 만나는 상황과 연결시켜 주어야 합니다.
몸을 움직이며 영어 동요를 부르자
아이가 생후 6개월이 지나고 아이가 않기 시작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면 아이에게 율동과 함께 영어 동요를 들려주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재미있는 소리가 나거나 반복되는 운율이 있는 리듬감 있는 동요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좋습니다. 2-3세 정도로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의미는 잘 모르지만 들리는 대로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율동을 함께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테솔(TESOL)이나 영어 교육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TPR(Total Physical Response) 영어 교육법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TPR(Total Physical Response) 교육법은 미국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인 제임스 애셔가 창안한 영어 듣기 교육 방법입니다. 제임스 애셔 교수는 신체 활동을 통해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영어를 듣는 연습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오랜 연구를 통해 알아냈습니다. 이런 이론적 뒷받침을 통해 많은 영어 교육 기관의 커리큘럼에는 명칭은 다르지만 신체 활동을 통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TPR(Total Physical Response) 교육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자전거 타는 법, 수영하는 법 등 몸으로 체득한 것은 쉽게 잊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신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 노래에서 나오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보다 의미 있게 영어 듣기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영어 동요에 나오는 물건을 찾아보자
유의미한 영어 노출을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집에 있는 사물로 활동할 수 있는 노래를 찾아서 들려주는 것입니다. 모든 영어 동요를 물건과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집에서 구할 수 있는 사물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공과 관련되는 노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영어 동요 채널인 유튜브의 슈퍼 심플 송(SUPER SIMPLE SONG) 채널에서 공(Ball)이라고 검색하고, Every, Roll, Roll, Roll! 문장을 사용하는 노래를 찾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이와 함께 집에 있는 공을 굴리면서 주고받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신체활동과도 연계되지만 공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상황에 대한 연결 고리를 하나 더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율동이 지겨워질 때쯤 이 방법을 쓰는 것도 아이가 집중하며 즐겁게 영어를 듣는데 도움을 줍니다. 만약 영어 동요 CD 타이틀이 있다면 해당 CD 타이틀에 수록된 다양한 영어 동요에서 나오는 사물을 미리 찾아 놓고 아이와 상호작용하며 음악을 듣는 것도 유의미한 듣기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부터라도 집에 있는 영어 노래 CD 타이틀 제목이나 가사에 나오는 사물을 찾아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에는 부담가지 않게 한 두 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요의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몇 가지의 동요를 선정해서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